‘잔다르크의 도시’ 오를레앙서 대규모 유세

“국경통제 복원하고 佛 정체성 지키겠다”

2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르펜은 이날 프랑스 오를레앙에서 수천 명의 지지자가 참석한 가운데 연설을 열고 프랑스의 부흥과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사진은 프랑스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 2026.10.26 파리=AP/뉴시스



“국경 통제를 복원하고 프랑스의 문화 정체성을 지키겠다.”

내년 4, 5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극우 국민연합(RN)의 대선 후보 마린 르펜 하원의원이 25일 오를레앙에서 첫 대규모 유세를 펼쳤다. 수도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오를레앙은 잔 다르크(1412~1431)가 활동했던 도시로 유명하다.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 도중인 1429년 잔 다르크가 오를레앙을 점령한 영국군의 포위망을 뚫고 도시를 해방시켰다. 르펜 후보가 오를레앙에서 유세를 가진 건 잔 다르크의 ‘구국 영웅’ 이미지를 차용하려 한 것이다.

르펜 후보는 이곳에서 이날 법치주의와 문화정체성 수호를 강조하며 핵심 지지층인 강경보수 유권자의 반(反)이민 정서를 공략했다. 또 유럽연합(EU) 분담금 및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상속세 부담 완화, 공공지출 통제 등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 ‘잔 다르크 도시’ 오를레앙서 유세

르펜 후보는 이날 오를레앙에서 지지자 수천 명이 모인 가운데 사실상의 대선 출정식을 가졌다. 그는 지난달 17일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교육환경 개선, 생활비 급등 해결 등을 외치며 발발한 시위가 약탈, 폭동, 방화 등에 휩싸인 상황이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실정 탓이라고 주장했다.

르펜 후보는 “폭도들이 건물을 약탈하고 불태울 때 누가 ‘법치주의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느냐”며 “(집권하면) 법치주의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심 방어에 실패한 마크롱 정권은 물론이고 이번 시위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르펜 후보는 또 언어, 종교, 가치관, 생활 방식 등에 관한 “프랑스의 문화 정체성을 지키겠다”고도 했다. 국민연합이 오랫동안 반이민법을 내세웠음을 강조하며 “우리는 국경 통제를 복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프랑스 국적은 상속 또는 합법적인 취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특권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국민연합은 앞서 24일 르펜 후보의 최측근인 조르당 바르델라 당 대표를 다시 대표로 뽑았다. 르펜 후보 집권 시 총리로 유력한 바르델라 대표는 이날 연단에 올라 “르펜을 엘리제궁(프랑스 대통령실)으로 이끌기 위해선 여러분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이번 폭력 시위의 배후로 거론되는 극좌파에 대한 단속 강화를 약속했다. 그는 “미성년자의 형사 면책 연령을 16세로 낮추고 비행 청소년과 범죄자들을 추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민연합은 시위 중 약탈과 기물 파손에 직접 가담하지 않아도 배상 책임을 지우는 ‘기물파손 배상법’을 강력하게 지원하며 이번 시위의 책임을 이민자와 극좌 세력의 탓으로 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 푸틴 “유럽 시위는 지도자 무능 탓”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국영 베스티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주요국에서 시위가 끊이지 않는 상황을 두고 “지도자들이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질 능력이 부족하고 무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소요 사태의 배후라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시위의 원인으로 유럽의 과도한 공공부채 비율, 재정적자 등을 거론했다. 또 유럽의 관용적인 이민 정책을 언급하며 “타국에서 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 동화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각 국가가 그들을 동화시킬 능력과 자원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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