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안심신탁’ 임대인 첫 모집
집 압류-경매 넘어가도 예치금 보호
집주인은 월세 밀릴 걱정 덜고… 세입자는 전세 사기에서 ‘해방’
예치금 3억이면 月108만7500원
임차인의 전세 보증금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맡기고 임대인은 매월 운용 수익을 받는 ‘전월세 안심신탁’이 첫 임대인 모집에 들어간다. 임차인은 계약이 끝나면 HUG에서 예치금을 직접 돌려받기 때문에 전세사기 우려를 덜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HUG는 4일 전월세 안심신탁 임대인 모집 공고를 냈다고 밝혔다. 8·13 주택 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다. 임대인은 이날부터 HUG 안심전세포털(khug.or.kr/jeonse)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주택 소재지와 관계없이 전국 HUG 지사를 방문해 신청할 수 있다. 임차인은 내년 1월부터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사업은 임대인·HUG·임차인이 3자 계약을 맺는 구조다. 임차인이 보증금 상당액을 HUG에 예치하면 HUG가 이를 운용해 임대인에게 매월 약정 수익을 지급한다. 임대인의 빚 때문에 주택이 압류되거나 경매에 넘어가도 예치금은 보호된다. 임차인은 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불안을, 임대인은 월세 연체 우려를 덜 수 있다.
첫 모집의 약정 수익률은 세전 연 4.35%다. 예치금이 3억 원이면 임대인은 매달 108만7500원을 받는다. HUG가 비교 기준으로 제시한 전국 아파트 전월세전환율(5.4%)보다 1.05%포인트 낮아 수익률만 비교하면 안심신탁 쪽이 낮은 셈이다. 다만 정부는 이 차이를 세제 혜택, 공실 기간에 대한 지원 등으로 메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임대인의 월 수익에 붙는 소득세·법인세는 절반 감면하고, 감면액에 따라붙는 농어촌특별세도 면제할 예정이다. 일정 요건을 갖춘 주택연금 가입자가 안심신탁으로 집을 세놓고 규제 지역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면 주택연금과 월 수익을 함께 받을 수 있게 한다. 계약이 끝난 뒤 다음 임차인과도 안심신탁 계약을 맺으면 HUG가 후속 임차인 입주 후 최대 2개월까지 공실 기간 수익을 지원한다. 대상 주택은 집값 20억 원 이하이면서 선순위 부채비율이 집값의 80% 이하여야 한다. 예치금은 적정 전세 시세 이내여야 한다. 임차인이 별도 월세를 내는 준전세형은 월세가 예치금의 240분의 1 미만이면 허용된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소득·자산 제한은 없지만 세금 체납 등의 이력이 있으면 가입이 제한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도 그대로 적용돼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임대료 인상률은 5%로 제한된다. 정부는 예치금 마련을 위한 전용 전세대출도 지원할 예정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세입자가 보증금을 안전하게 맡길 장치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제도”라면서도 “수익률이 두드러지지 않는 데다 중간 인출에도 제약이 있어 임대인이 얼마나 이용할지는 의문이고, 운용 손실이 나면 HUG가 재정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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