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특검, 송파구 투표지 247만장 검증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 관계자, 사무원, 참관단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2026.10.28 사진공동취재단



“검증 절차를 시작하겠습니다.”

28일 오전 11시 49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이태한 특별검사가 검증 절차의 시작을 알리자 검증 사무원들이 수레 여러 대를 끌고 서쪽 출구로 일제히 향했다. 봉인지로 봉인된 투표함 수백 개가 핸드볼경기장 내부로 들어오자 탁자마다 투표함이 배부됐다. 테이블 40여 개에서 투표지 계수기 4대씩 사용해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참관인 등이 함께 투표지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선관위 특검이 진행한 이날 공개 검증에는 여야 국회의원과 참관인, 국회의원, 경찰, 언론인 등 4000여 명이 모였다.

● 700여 명 투입해 투표지 247만 장 검증

특검은 6·3 지방선거에서 사용된 송파구 투표지 247만여 장을 일일이 검증했다. 계수부에서 먼저 투표지 수량과 기표, 인쇄 상태를 일차적으로 확인했고 이상이 있는 투표지가 발견되면 경찰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장비로 감식했다. 발견된 이상 투표지에 대해선 별도 분류해 2차로 정밀 감정을 맡긴다. 이상이 없다고 판별된 투표지는 송파구 선관위가 지정한 장소로 옮겨 보관할 계획이다. 특검은 “보관 장소는 보안상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28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투표지 심사계수기가 설치되어 있다. 2026.10.28 사진공동취재단

28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투표지 심사계수기가 설치되어 있다. 2026.10.28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투표지는 특검 관계자 110여 명과 선관위 직원 500여 명만 직접 손으로 만지거나 기구를 사용해 분석할 수 있었다. 참관인 100여 명은 이 과정을 지켜보며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직접 만지지는 못했다. 참관인은 여야 정당에서 선정한 일반인으로 이날 검증엔 여야 의원 10여 명도 참관인 자격으로 검증을 지켜봤다.

특검은 투표함을 비롯한 투표 관련 물품을 보관한 장소를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했다. 외부 침입 흔적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앞서 특검은 공개 검증 전날인 27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는데, 전날 압수수색 종료 이후부터 이날 검증 개시 전까지의 영상을 추가로 임의 제출받아 특검 사무실에서 분석하기로 했다. 이날 특검은 투표지 분류기 등 투·개표에 사용된 각종 장비의 해킹 여부 등 오류 가능성도 점검했다.

특검은 이날 오전 8시 반부터 공개 검증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부 참관인이 특검의 ‘촬영 불허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며 3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이 특검은 “개인 촬영을 허용하면 각종 보안상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 원칙적으로 불허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부 참관인들이 항의하자 특검은 회의 끝에 언론사 카메라 2대의 촬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특검팀은 여야 측이 한 명씩 지정한 인원에게 카메라를 지급해 촬영을 맡기기로 했다. 다만 참관인의 촬영 금지 원칙은 유지됐다.● ‘올공’ 시위대 자진 해산 유도키로

이날 공개 검증 현장에 일부 시위대와 유튜버들이 몰려들며 핸드볼경기장 외부에서는 혼란이 빚어졌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특검과 선관위 관계자들이 경기장 내부로 진입하려고 하자 시위대가 경찰이 전날 설치한 바리케이드 주변으로 몰려들어 “선관위 전원 구속”이라고 외쳤다. 이날 오전 핸드볼경기장 인근에 모인 시위대는 300여 명이었으나 오후 2시 30분경에는 1800여 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이날 특검과 선관위 직원, 참관인의 안전을 위해 경찰 3300여 명을 투입했다.

공개 검증을 마친 투표용지가 모두 옮겨지면 올림픽공원 인근에 설치된 텐트, 천막 등의 자진 철거를 요청하는 계도 활동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림픽공원 시설물 관리기관인 한국체육산업개발 관계자는 “그동안 투표함이 보관돼 있어 퇴거를 요구하기 어려웠지만 반출 이후에는 현수막 등을 통해 시설물을 치워달라고 안내할 예정”이라며 “우선 자진 철거를 유도하고 이후 조치는 법률 검토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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